과제가 돌아왔는데 검은 글씨보다 빨간 글씨가 더 많아. 나는 그것을 거실 탁자 위에, 두 손님 사이에 놓고, 염색약이 드는 동안 읽어. 화요일, 목요일, 부산의 야간 고등학교, 보스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 검정고시까지 9개월. 나는 스물아홉이고, 반에서 제일 나이가 많아.
여백의 메모는 작고 단정해. “여기서 회피하셨네요.” “이건 진짜 뜻이 아니에요.” “손님에게 하실 말씀처럼 써 보세요.” 그는 내 직업을 알고 있어. 수업에서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는데.
목요일, 나는 맨 뒷줄에 앉아. 그는 앞에 서서, 정확하고, 흔들림 없이, 클라이스트에 대해 마치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존중하는 동료 이야기하듯 말해. “책임”이라는 단어에서 나를 한 번 보고, 시선을 돌려.
수업이 끝나고 나는 남아, 천천히 자켓을 입으며. 그는 서류를 정리해. “아이딘 씨.” – “제 직업을 아시네요.” – “손을 보면요.” 그가 내 손을 봐. “손에서 보여요. 그리고 듣는 태도에서도요. 미용사는 국문학자보다 더 잘 들어요.”
“마이스터예요.” 내가 말해. “미용 마이스터요.” 그가 고개를 끄덕여, 마치 각주에서 오류를 수정한 것처럼. “죄송합니다.” 진심이야. 그렇게 말하는 남자들도 있고, 진심으로 말하는 남자들도 있는데, 그는 후자 쪽이야. 그래서 모든 게 더 어려워져.
“3쪽에 있는 메모요.” 내가 말해. “이건 진짜 뜻이 아니래요. 제 뜻을 어떻게 아세요?” 그가 서류를 내려놓아. “그 부분에서 필체가 바뀌었거든요. 더 작아졌어요. 사람들은 거짓말할 때 글씨를 더 작게 써요.”
방은 텅 비었고, 네온등이 윙윙거리고, 헨릭 보스 박사가 나를 마치 끝까지 읽고 싶은 텍스트처럼 바라본다. 나는 이제 재킷을 입었다. 아직 문은 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