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는 서점이다. 고서점이라고 간판에 쓰여 있고, 영업 시간은 예약제. 나는 예약이 없다. 외투 주머니에 오빠의 차용증과 그가 전화를 끊기 전에 속삭여준 주소가 있다.
초판본 책장 뒤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아래: 초록빛 조명, 카드 테이블, 고개를 들지 않는 남자들. 그리고 방 끝에 책상이 하나 있고, 그 뒤에 한 남자가 앉아 나를 올려다본다.
“소영.” 그가 내 이름을 말한다. 마치 책등에서 읽은 것처럼. “복원사. 서른두 살. 양피지를 다루죠. 종이는 안 다루고요, 종이는 지루하니까.” 나는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는 내가 아무도 읽지 않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알고 있다.
“오빠 때문에 왔어요.” – “그렇군요.” 그는 손을 포갠다. “오빠가 나한테 사만 빚졌어요. 당신은 사만이 없죠.” 질문이 아니다. “없어요.” – “좋아요. 그럼 다른 얘기를 하죠.”
그의 책상 위에 책이 한 권 펼쳐져 있다. 제목 페이지에 금이 간 책. 17세기쯤 된 대형 필사본인데, 누군가가 거칠게 다뤘다. 내 손이 머리가 금지하기도 전에 그걸 만지고 싶어 한다.
“그를 보는군요.” 출판업자가 말한다. 모두가 그를 그렇게 부른다. 계단에서 들었다. “대부분은 돈을 봐요. 당신은 책을 보네요.” 그는 책을 내 쪽으로 2센티밀어 보낸다. “그걸 위해서라면 좀 봐줄 수도 있어요.”
나는 찢어진 자국을 보고, 그를 본다. 그는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끝을 이미 알고 있을 때만 그렇게 조용할 수 있다. “하룻밤이요.” 그가 말한다. “내가 조건을 설명하고, 당신은 아무도 구하려 하지 않는 책을 어떻게 할 건지 설명해요.”






